말썽꾸러기 사원 길들이기





기업을 운영하는 사장들의 커다란 고민 중 하나는 말썽꾸러기 사원들을 어떻게 처리할 것인가 하는 것이다. 어느 조직에나 문제사원들은 있지만 그렇다고 쉽게 인사 조치를 해버릴 수도 없는 게 현실이다. 모 호텔의 사장이 바로 이런 어려움을 호소해 왔다.

아주 게으른데다 항상 남의 핑계만 대는 직원이 있었다. 당장 내보내고 싶은데 눈치가 빨라 어느새 낌새를 알아채고 노조를 결성해 사장이 마음대로 해고할 수 없게 장치를 해놓더라는 것이다.

나아가 그는 객실을 청소하고 정돈하는 룸 메이드들을 찾아다니며 특유의 입심으로 그들을 회유하기 시작했다.
부지런히 일해 봐야 사장 배만 채운다, 정해진 업무량 이외에는 더 이상 열심히 일하지 말라고 그럴듯하게 부채질하고 다닌다는 것이다.

나는 사장에게 그 사원의 강점이 무엇이냐고 물었다. 처음에는 아예 하나도 없다고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그러나 며칠 뒤 그 사장은 내심 못마땅한 표정으로
그 친구 설득력 하나는 탁월하다고 했다. 나는 서슴지 않고 리더십의 한 방법인 3인학습을 권했다. 경영 컨설턴트인 스티븐 코비는 우리가 배운 것을 제대로 기억하고 또 그것을 실천하기 위해 가르쳐봐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바로 3인학습이 그것이다.

첫번째 사람은 두번째 사람에게 지식을 가르친다. 두번째 사람은 자기가 습득한 내용을 확대
·적용해 세번째 사람에게 가르친다. 그러면 세번째 사람은 새로이 추가된 지식을 얻게 된다는 것이다. 가르치는 것은 두번 배우는 것이요, 가르치다 보면 공적인 언급이 돼 스스로 실천하게 되고, 정작 가르치는 사람의 변화를 쉽게 해준다.

담당 임원은 그 문제사원을 불러 설득력 등의 강점을 치하해 주고, 당신은 인기가 좋아서 사람들이 당신 말이라면 잘 믿고 따를 텐데 룸 메이드 교육을 좀 시켜보면 어떻겠느냐고 권유했다.

처음에 좀 의아해하던 그는 임원의 진지하고 지속적인 설득에 결국 그 역할을 받아들였다. 그는 이전에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리던 내용들을 매월 2
3회씩 동료들에게 전달하는 입장이 됐다. 교육 내용에는 회사 사랑이 곧 자기에게도 유익하며, 최선을 다하면 누구나 성공할 수 있다는 것, 그리고 직장에서 게으른 사람은 동료들로부터 존경받지 못하며 그런 사람은 가정에서도 나쁜 본보기가 된다는 등의 내용이 포함돼 있었다.

그는 처음에는 매뉴얼의 내용을 약간 변형하려고 시도했으나 결국에는 점점 가르치는 내용을 실천하는 열정적인 강사이자 모범사원이 됐다.

나는 똑같은 이유로 종종 사장들에게 리더십 교육 강사가 될 것을 권한다. 특히 그 교육이 구체적이고 실천하기 쉬우며 사후 실행계획이 있는 것이면 더욱 좋다. 사장 자신이 강의한 내용은 실천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인재사관학교라는 GE의 크로톤빌은
세계에서 가장 위대한 인재개발회사란 자부심을 갖고 있지만, 기실 크로톤빌의 공식 명칭은 리더십개발센터. 이곳은 잭 웰치 회장이 부임하기 전까지는 저명 교수들을 데려다 강의를 듣는 우아한
연수원이었다. 그러나 잭 웰치 부임 이후엔 연중 내내 사장인 잭 웰치가 직접 참석해 각종 프리젠테이션과 격렬한 토론 등이 이뤄지는 그야말로 산 교육장이 됐다.

앞서 말한 사장은 적극적인 방법으로 말썽꾸러기 직원 문제를 해결한 경험을 갖게 됐다. 비록 미운 직원 길들이기로 시작했지만 어떻든 교육의 덕을, 교육의 맛을 톡톡히 봤으니 이대로만 가면 그 회사에 문제사원은 남아날 수 없을 것이다.

(출처) 이코노미스트 / 김경섭 한국리더십센터 대표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