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의 인재경영 – 허물을 덮고 강점을 살려 새로운 사람으로 태어나게 하다


세종의 인재경영을 잘 보여주는 사례가 바로 황희다. 황희는 원래 청백리 정신이 뿌리깊게 박힌 사람도, 흠 없이 올곧기만 한 사람도 아니었다. 어머니가 노비인 서얼신분으로 관직에 나갔고 관직에 오른 사람들을 감독해야 하는 대사헌의 자리에서 뇌물로 ‘금’을 받기도 했으며 간통사건까지 얽혀 사연이 복잡하기 그지 없는 ‘죄인’인 그를 세종은 등용한다. 특히 자신이 충녕대군으로 있을 때 왕위등극을 반대했던 사람이 황희였다는 것까지 고려하면 세종이 황희를 발탁하여 곁에 둔 사실이 놀랍기만 하다. 결국 황희는 자신을 믿어준 세종을 전심 전력으로 모시며 비로소 그는 비가 새는 집에 앉아서 우산을 쓰는 ‘청백리 재상’으로 거듭났다. 또한 세종 14년 겨울 파저강의 여진족이 침공한 사실을 보고하지 않은 여연군 군수 김윤수가 탄핵되었을 때 세종이 한 말은 세종 리더십의 정수를 보여준다.


“사람의 마음(人情)이란 잃었던 직임職任을 그대로 다시 주면 그 전의 허물을 벗기 위해 마음을 고치는 것이다.” - 144p, 『세종실록』 세종17년 6월 17일


한 달 후 김윤수는 철저한 대비와 협공으로 여진족을 완벽하게 무찔렀다. 게다가 측우기와 해시계를 만들어낸 장영실은 어떤가. 그는 관노의 신분이었다. 순전히 그의 강점인 재주만 보고 관직을 주었던 것이었다. 그 밖에도 관직에 오르는 것은 엄두도 낼 수 없던 많은 죄인과 노비들에게 관직을 주고 그들의 재능을 믿어주었다. 따라서 그들에게 세종은 새로운 삶을 열어준 하늘 같은 임금이었고 말 그대로 ‘성은이 망극’할 수 밖에 없었기에 나라 일이라면 발벗고 나설 수 있었던 것이었다. 누구나 볼 수 있는 진흙탕의 혼탁함을 보지 않고 그 속에서 피어나게 될 연꽃의 가능성을 보았던 세종, 그는 사람에게 새로운 삶을 열어주는 진정한 리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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