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르는 냇가에서(1)

 

그 해 초여름 냇가에 함께 앉았지

물속에 잠긴 너의 뽀얀발이

그렇게 아름답게 느껴졌어

 

너를 사랑하게 된 뒤부터

초록빛 생명은 돋아나고

우리의 사랑도 한창이었지 그땐

 

냇물이 여러 번 넘치고 흐른 후

나 혼자 그 자리에 다시 갔었지

 

사랑은 한 순간이고

사랑의 슬픔은 오래도록 남듯이

추억을 되살리는 일도

지나간 기쁨을 가져올 수 없었어

 

지고지순한 사랑이

오래 지속 될 줄 알았지만

변하지 않는 것이 없다는 걸 알았네

너가 먼저 떠난 후부터는

온통 신나는 일이 없어졌지

 

하늘은 온통 흐리고

냇물은 검게만 흘렀지

결국 그것이 삶이란 것

기쁨은 슬품과 함께 온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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