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고향 英陽의 아련한 추억들

이원모원장/대표, KMI지식경영원/강남경제인포럼

 

영양은 내가 태어나고 자란 곳이다. 중학1학년 겨울방학때 경북고에 진학한 누나동창 형이 나에게 영어특별과외를 하여 주었다. 그때부터 영어가 그렇게 재미있을 수가 없었다. Be동사의 개념을 깨우친 것이다 영어는 어순이고 어순을 익히면 절반이 완성된다. 2학년 영어작문시간에는 손들고 영작문을 발표할 수 있는 학생은 나밖에 없었다. 그래서 영작시간 직전에 우리친구들이 내게 몰려와 영작문 답을 한문제씩 미리 받아가서 친구들도 손을 들고 발표를 할 수 있게 하여 주었다. 그때 누나동창 형들 덕분에 나는 평생 영어로 많은 혜택을 받았다. 세계곳곳을 여행하며 많은 사람을 만나고 사귀었다. 일찍이 독일 일본 미국 등 해외생활도 하였다. 지금도 해외 곳곳에 쌓아둔 인맥덕분에 경제적인 해외여행을 하게 된다.

 

 중학교 여름방학 때면 송영당 냇가에서 하루종일 물속에서 놀았다. 그렇게 재미있을 줄 몰랐다. 물안경을 끼고 물속에 들어가면 꺽지 쫑메리, 주둥이가 시커먼 피라미(쥬리) 등등 정말 아름다운 세상이었다. 가끔은 우리가족이 골뱅이를 잡으러 감천까지 갔다가 날이 저물어 집으로 돌아오는 길은 붉게 물든 저녁놀이 그렇게 아름다울 수가 없었다. 어느 바람불던 날 혼자서 송영당 물가에 갔더니 아무도 물놀이 나온 아이들이 없었다. 그렇게 허전 할 수가 없었다. 어린시절 처음 겪어본 커다란 좌절감이었다. 그땐 송영당의 물놀이가 나의 유일한 최고의 즐거움이었다.

 

중학교 겨울방학때는 서부동 북새골 종은이네 사랑채에 여럿이 모여 기나긴 밤 동내 형들의 무서운 귀신이야기를 듣고 집으로 돌아오는 밤길이 그렇게 무서울 수가 없었다. 그래도 다음날 밤이면 다시모여 무서운 이야기 해 달라고 졸랐던 기억이 어제 같았는데, 지금 가보면 그때 사람도 옛집들도 보이질 않는다. 그러나 생각하면 흘러간 지난 날들이 그렇게 아름다울 수가 없었다. 다시 돌이킬 수만 있다면 다시 돌아 가고픈 고향땅 영양이 아닌가.

영양에서18, 이젠 객지생활을 더 길게 하였지만 그래도 내가 자라고 꿈을 키운 어린시절의 고향이 한없이 그립다. 때론 그립다 못해 가슴이 아플 때도 있다. 어릴 때 전학 온 예쁜 여학생들, 나를 귀엽게 안아주시던 예쁜 여선생님들 지금은 어디에 무엇하고 계시는지 지금 다시 볼 수만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읍내 친구들과 고등학교 겨울방학때 일주일간 군내 6개면 친구들을 찾아 석보, 일월, 섬촌, 주실, 수비, 계동, 오기동, 정족, 청기본동 등지를 다니면서 시골친구들이 살아가는 이야기를 많이 보고 들었다. 다시 태어나면 한번 더 돌아보고 싶은 곳이고 만나고 싶었던 사람들이다. 동네마다 예쁜처녀들이 한 둘이 있어서 가슴을 설레이게 하던 시절이었다. 지금은 어디서 무얼 하는지 한없이 그리운 영양의 사람들과 모습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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